위대한 전략가들 – (1) Homo Spiritualis & Homo Necans

[2016.03.05 (토) 09:00 – 11:00] 배철현 교수님의 첫 번째 강의. 앞으로 진행될 수업의 개괄로, 폭력과 예술의 역사를 통해 영적 존재로서의 인간(Homo Spiritualis)과 동물적 존재로서의 인간(Homo Necans)에 대한 다양한 화두가 던져졌다.

1. 고대 미술과 현대 미술

  • 알타미라 벽화, 쇼베 동굴 벽화 등에는 지금은 멸종한 희귀한 동물들과 사람들의 모습이 멋진 표현방식으로 그려져 있음. 현재 미술의 입체파 표현 방식과 유사한 점도 많은데, 알타미라 벽화를 보고 충격을 받은 피카소는 ‘After Altamira all is decadence.’라고 이야기 했을 정도.
  • 그린 이유는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사냥을 기원하기 위해서 거나, 당시 일종의 성소가 아니었을까 추측. 환각 상태에서 그려진 그림들과 유사한 점도 많이 발견. 인류가 수렵 생활에서 농경 생활로 넘어가는 시점에 일순간에 사라짐.
Altamira vs Picasso

2. 두발로 걷기 시작한 인류의 변화

  • 인류는 왜 나무 위에서 내려와서 두발로 걷기 시작한 것일까? :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지만, 기후 변화 때문에 ‘내려올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 감각의 변화 : 정글에서 살 때는 세상이 대부분 어두운 초록색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Lumina Contrast 가 중요한데, 정글 밖으로 나오면 색을 구분하는 Color Contrast 가 중요해 졌을 것. 비슷한 맥락에서 후각보다는 시각이 발달하게 되었을 것
  • 출산과 양육, 사회 구조의 변화 : 일어서면서 전보다 아이 낳기가 힘들어지므로, 미성숙한 상태로 아이를 낳을 수 밖에 없었고, 사회적으로 양육과 교육이 중요해지기 시작했을 것
  • 손이 아직 벌어지지 않은 호모 에렉투스는 도끼 같은 도구만 사용할 수 있었고, 호모 사피엔스는 손이 벌어져서 창과 같은 기다란 무기를 사용할 수 있었음

3. 동물로서의 인간 vs. 영적 존재로서의 인간

  • 수메르나, 이집트 같은 고대 문명은 ‘전쟁’을 통해서 시작되었음
  • 인류는 동굴 벽화 시절의 표상을 잃어버리고 수천 년 후에야 포스트 모더니즘이라는 이름으로 그 시절의 표현력을 찾아냄

 


생각

모순 – ‘우리는 과거에도 폭력성을 가지고 있었고, 수천 년이 흐른 지금은 전보다 더 강력한 수단으로 폭력성을 키워가고 있다. 게다가 우리가 ‘현대 미술’이라 부르는 것들은 과거 동굴 벽화에서 볼 수 있었던 것들로, 우리는 그것들을 오랫동안 잃어버리고 있었다. 인간이 영적 존재라면 문명은 적어도 끊임없이 ‘발전’해야 하는데 이런 ‘퇴락’들을 보면 문명은 반드시 발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이 모순이 ‘이성의 과도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성보다 본능을 따르는 게 더 효율적일 때가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처음 보는 동물과 마주쳤을 때, 그 동물이 포식자라는 것을 모르더라도, 우리는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할 수 있고, 그 시점에서는 그 본능에 따라 행동하는 게 맞다. 이성적으로 그 동물에 대해서 분석하고, 이러이러해서 위험하다고 판단을 하고 도망을 갈지 그대로 있을지를 판단하는 것은, 생존이라는 맥락에서는 아주 어리석은 의사결정이다.

이것과 유사하게, 인류 이성을 통해 문명이란 것을 만들기 시작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그 이성의 수준은 턱없이 부족하여 본능에 충실하던 시절보다 불합리한 의사결정을 내리게 된 것은 아닐까?

진화론이 ‘우생학’으로 발달했지만 다시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 ‘그리스/로마 시절의 예술이 중세 유럽에서 사라졌지만, 르네상스를 거쳐 부활하고, 이후 현대 미술이라는 이름으로 태고의 표현력을 되찾은 것처럼, 미성숙한 이성은 우리가 본능에 충실하던 시절보다 우리의 문명을 쇠퇴시키는 경우도 오지만, 결국 더 이성이 발달하면, 좀 더 나은 쪽으로 문명은 나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가장 이성적인 학문이라는 수학의 높은 수준에 도달하신 분들께서, ‘수학의 가장 깊은 곳으로 들어가면, 이성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운 어떤 것들을 만나게 된다’고 종종 이야기 하시는 것을 보았다. 나 역시도 아주 이성적인 사람이지만, 가끔 그 이성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순간들을 경험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었다.

우리는 이성의 짧은 역사에서 우리가 과거에 진리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고작 몇 년 후에 무너지는 모습들을 많이 보아왔다. 동일하게, 지금 우리가 발견한 ‘인간이 동물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이 지식들도, 수년이 지낸 후에는 더 큰 어떤 깨달음으로 확장되지 않을까?

도는 노력과 과정이지 목적이나 결과가 아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이 최선을 향한 도를 ‘마아트(maat)라 불렀다. – 신의 위대한 질문(배철현), p39

2 thoughts on “위대한 전략가들 – (1) Homo Spiritualis & Homo Necans

  1. 불교적 관점에서 답변 달아 볼까 합니다. 인간은 영적이기도 하고 동물적이기도 합니다. 동물적 요소는 계속 자극을 주고 있고, 각 개인별에 따라 영적으로 정도에 맞게 제어한 수준이라고봅니다. 영적이라고 동물적이지 않는다는 것도 아니고 동물적이라고 영적이 아니라는 것도 아닙니다. 영적인가? 동물적인가? 라는 고정관념에 얽매이면 그 고정적 성질이 더 세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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