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믹스 2.0 런칭 뒷이야기

지난 19일에 클럽믹스(아이폰, 안드로이드, ) 2.0 런칭을 했고, 어제 정도로 런칭 후의 정신 없는 상황은 어느 정도 정리 된 것 같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지만.

그 과정에서 생각한 것들과 배운 것들, 잊기 전에 정리해 둔다.

(1) 테스트

작은 팀 입장에서 앱 테스트는 아직도 너무 힘든 과정이다. 안드로이드 OS가 꽤나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하드웨어에 따라 다르게 발생하는 이슈들이 너무 많다. 이번 앱에는 Crashlytics를 전면적으로 적용해서 Crash 이슈에 대한 대응이 전보다 나아진 것과 SK Planet의 테스트 센터가 가까이에 있어 좀 더 쉽게 활용할 수 있었던 것을 참 다행으로 생각한다. Crashlytics 등에 대해서는 추후에 한번 더 자세히 이야기 하려고 한다.

(2) 실제 데이터, 실제 사용자 환경에서의 개발

이 원칙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다들 공감하겠지만, 실제 시간에 쫓겨 작업을 하다 보면 참 지키기가 쉽지 않다. 클럽믹스의 실제 사용자 환경이라고 하면 ‘새벽 시간 어두운 조명에 시끄러운 음악이 터지는 사람 꽉 찬 지하 공간’을 가정할 수 있는데, 매번 저런 환경을 갖춰놓고 앱 아이콘 디자인을 검토하거나 사진 업로드 시 압축률을 테스트 해볼 수는 없지 않는가? 또 회원 가입 및 글쓰기를 수회 테스트 해야 하는데, 그럴 때 마다 진짜 쓸 것 같은 아이디에 매번 진짜 사용자들이 쓸 것 같은 글을 적어둘 수는 없지 않는가? 만들다 보면 asdf 찍게 되길 마련. 이해 안 되는 바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 입장에서는 이 원칙을 매번 좀 더 지키기 위해 환경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보고, 우리 팀에서도 나름의 방법을 고민해볼 생각이다.

(3) 서드 파티 서비스의 적극적 활용

앱 개발 초창기에는 잘 없었던 서드 파티 서비스들이 굉장히 많이 나왔다. 돈이 몇 푼 더 들더라도 이런 서드 파티 서비스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내부 개발 역량은 우리 서비스의 핵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 같다. 어떤 서비스들을 썼는지는, 위에서 언급한 Crashlytics 포함해서 한번 더 정리할 생각이다.

4) 초기 사용자(=시드 유저)

서비스 런칭 초창기 유저 확보 전략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이번 리뉴얼의 경우 기존 사용자들을 끌고 가기 때문에 초기 사용자에 대한 걱정은 좀 덜 했지만, 신규로 추가된 기능인 ‘클럽 입장 티켓’ 기능을 사용자들이 충분히 인지하고 사용할지, 런칭하고 어제까지도 계속 불안 불안 했던 것이 사실이다. 완전히 새로운 앱이었다면, 그래서 사용자 0에서부터 시작해야 했다면, 얼마나 더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했을까? 앞으로도 초기 유저에 대한 확보 전략은 점점 고도화 해 나가야 할 것 같다.

당초 할로윈 시즌 런칭 목표에서 여러 사정으로 늦어지긴 했지만, 다행히 최성수기인 크리스마스 시진은 놓치지 않았다. 개인적인 기대치 보다 클럽 티켓 발급 횟수가 2배 이상 나오고 있는 것 같아서 일단 고무적으로 생각한다.

Pristones의 2014년 목표는 ‘계량적 경영’으로 지금 숫자를 키워나가는데 주력할 생각인데, 꽤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B2C의 맛

IT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한번은 꼭 이야기 하게 되는 주제가 ‘B2C vs. B2B’인 것 같다.’

TechCrunch의 ‘Welcome To The Unicorn Club: Learning From Billion-Dollar Startups’에서도 언급된 것처럼, 비즈니스가 크게 성장했을 경우 B2C가 더 큰 이윤을 창출한다고 하지만 당연히 그만큼 위험 부담이 더 클 수 밖에 없다. B2B는 대표가 프로젝트의 PM이 되어 최소 하나의 큰 고객만 만족시키면 될 수도 있지만, B2C는 최대 억 단위의 사용자를 만족시켜야 할 수도 있으니 당장 B2B에서는 필요 없는 ‘고객 응대 프로세스’가 생겨야 하는 등… 생각해 보면 참 자잘하게 챙길게 많은 것이 B2C다.

따라서 사업적 안정성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B2B를 택하는 것이 맞지만, 왜 그리도 많은 창업팀들이 B2C 서비스를 만들려고 하고, B2B 비즈니스를 훌륭하게 하고 있는 회사에서 B2C로의 확장을 계속 모색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는 걸까? 나 역시도 많이 고민했던 주제 – ‘우리 팀은 왜 그렇게 B2C를 만들고 싶어 할까?’

이에 대해서 현재 가지고 있는 답은 ‘인간 본성’이다.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설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자아 실현 및 타인에 의한 인정’이 인간의 큰 욕망 중 하나라는 게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라고 볼 때, 내 손으로 만든 어떤 것이 고객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면서 얻게 되는 성취감은 B2C > B2B 일 수 밖에 없으니까.

단적인 예로, 클럽믹스 리뉴얼을 준비하여 본격적으로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을 하기 시작했는데, 얼마 전에 게시했던 D&G 립스틱 관련 포스팅 하나가 우연히 약 50만 뷰를 찍었고, 우리 팀 모두는 그 사실에 들떠 이 반짝 흥행을 어떻게 하면 장기적인 고객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 오픈 하는 날 무슨 이벤트를 할지 한참 동안 즐겁게 이야기 했던 경험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리뉴얼 된 앱을 런칭하지는 않았다.)

B2B 프로젝트처럼 뭐 하나가 끝나면 돈이 들어오는 그런 구체적인 그림이 보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 즉, 한동안 지지부진한 성장을 할 수도 있다는 말 – 이런 작은 성취감들을 공유하는 것이 B2C 프로젝트를 함께 만들어 가는 팀에게는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덧) B2B(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아웃소싱 프로젝트)을 하는 것은 부끄럽게 생각하는 팀이 종종 있는 것 같은데 절대 그렇게 생각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직업에 귀천이 없는 것처럼, 회사가 하는 일에도 귀천이 없는 게 아닐까? 그 프로젝트가 회사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면 더더욱.

세 일꾼 이야기

세 일꾼이 분주하게 건물을 짓고 있었다.

첫 번째 일꾼은 더럽고 땀 투성이에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에게 물었다.

“무슨 일을 하고 계시는 거죠?”

일꾼은 대답했다.

“벽돌을 쌓고 있습니다.”

두 번째 일꾼 역시 더럽고 땀투성이에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무슨 일을 하시는 거예요?”

둘째 일꾼이 대답했다.

“시간당 2달러짜리 일을 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일꾼도 더럽고 땀투성이였지만 즐겁고 고무된 표정이었다.

그는 다른 두 일꾼만큼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지만 힘은 훨씬 덜 들어 보였다. 그에게 물었다.

“무슨 일을 하고 계신 거죠?”

그러자 그가 대답했다.

“저는 대성당을 짓고 있습니다.”

 

사업 초창기에는 하기 싫은 일인데 꼭 해야 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복잡한 서류 처리에서부터 생존을 위해 해야 하는 본업과는 거리가 좀 먼 일까지.

하고 싶은 게 있어 시작한 사업이기에 이런 경우 꽤나 불만족스럽기 마련이지만, 어차피 해야 하는 일, 좀 더 큰 목적 의식을 가지고 하다 보면 그런 하기 싫은 일들도 꿈을 향해 나아가는 디딤돌들이 되지 않을까? 이래나 저래나 대성당을 짓고 있는 세 일꾼의 지금처럼.

리더의 자질 – 결정을 미루지 않는 것

EPL의 명장 – 퍼거슨 아니면 벵거라고 함 – 이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좋은 감독이 되려면 좋은 결정이든 나쁜 결정이든 빨리 내려야 한다”

(회사를 오래 운영하신) 사업 선배님들과 연락을 주고 받다 보면, 빠른 답신에 종종 놀랄 때가 있다. 분명 나보다 몇 배는 바쁘실 게 분명한데…

사업을 하다 보면 ‘결정하기 쉽지 않다, 무엇인가 조금 부족한 것 같다’ 같은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게 되는 일이 드물지 않게 생기게 되는데, 그런 일들이 쌓이다 보면 결국 ‘기회의 상실’ 같은 더 큰 문제를 야기하게 되는 것 같다.

무작정 급하게 빨리 결정을 내리는 것도 문제지만, ‘결정을 미루지 않는 것’도 정말 중요한 리더의 자질 중 하나가 아닐까?

Great to Better

오늘(3/6) 많은 조언을 얻고 있는 멘토님과의 대화.

조대표, 프라이스톤스가 계속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하나? ‘Good to Great(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가 아니라 ‘Great to Better(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 기업)’의 의미를 생각해 보시게.

‘지속 가능한 성장’ – 기업의 단계별로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이야기가 아닌가 한다.

스타트업이라면 ‘실험을 위한 최소한의 캐시카우를 가지고 있는가?’, ‘구성원들에게 불확실성을 감내할만한 비전을 심어줄 수 있는가?’ 같은 질문.

그리고 어느 정도 성장을 이룬 기업이라면 ‘구성원들이 일에 보람을 느낄 수 있는가?’ 혹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시장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고 있는가?’ 같은 질문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좋은 기업 문화로 유명한 자포스(Zappos)의 CEO 토니 셰이(Tony Hsieh)는 ‘하루에 한가지씩 회사를 개선시켜 나가자’라고 사원들에게 늘 호소했다고 한다.

나와 회사는 오늘 좀 더 나아졌는가? 일단 이번 주부터 잊고 있던 사무실 정기 청소부터 부활시켜야겠다. 🙂

고정비용의 위험성과 스타트업의 의사 결정

‘공간건축’이라는 곳이 있다.

꽤 유명한 건축사무소인데, 무엇보다 대학로 가는 길에 있는 고즈넉한 본사 건물로 유명한 곳으로, 나도 작년 봄에 대학로 산책 가던 길에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있다. (신사의 품격 촬영지로도 쓰였다고 한다.)

– 2012.04, 공간 건축 본사

며칠전 중앙일보에 이 건축사무소가 부도가 났다는 기사(공간건축 부도 충격 … “건축 살길은 전문화” 한목소리)가 실렸는데, 사실 이 건축사무소 뿐만이 아니라 국내 건축사무소 시장 상황 전체가 안좋은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기사 중에 재미있는(?) 내용이 있다.

대형설계사무소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2000년대 초반부터다. 노무현 정부가 주도한 국가 균형발전정책 등으로 정부의 공공사업 발주가 이어졌고, 주택시장의 활황으로 아파트와 상업건물 건설도 증가했다. 설계사무소들은 대형사업을 따내기 위해 앞다퉈 몸집을 키웠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공공건물 발주가 급격히 줄어들고, 아파트 시장도 냉각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몸집을 키우는 과정에서 고정비용(고정자산)에 대한 투자가 많이 이루어졌을 게 틀림없는데, 이는 잘나가던 회사를 망하게 하는 굉장히 흔한 실수 중의 하나인 것 같다. 실제로 세계대전 시절 단추 같은 군수 물자를 생산하던 회사들도 생산 시설을 어마어마하게 늘렸다가 전쟁 후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부도, 세계경제대공황의 시발점이 되었다는 말도 있을 정도니까.

상대적으로 회사의 규모가 작은 IT 스타트업의 경우 고정비용 관리에 대해서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을 것이다.

  1. 쓸데 없이 비싸고 넓은 사무실과 인테리어
  2. 구성원에 대한 과도한 급여나 복지 시스템
  3. 성급한 인력 확대 (IT 회사라면 비개발 분야)
1, 2는 너무 뻔한 이야기인 것 같고 3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 바로 스타트업에게 빈번히 발생하는 다음과 같은 상황들 때문이다.

상황 A) 이 사람을 지금 뽑아야 할까?

현재 우리 팀은 개발진을 포함, 역할별 인원이 완벽하게 준비된 6명의 초기 스타트업으로 당분간 충원 계획이 없다. 그런데 전부터 알고 있던 굉장히 유능한 인재(현재 연봉 높음)가 최근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이직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이 사람이 합류해도 현재 프로젝트 진행 단계에서는 할 일이 크게 없어서, 계획대로 일이 진행된다고 해도 본인의 실력을 발휘하는 시기는 6개월 정도 후가 될 것이다. 물론 나중에는 구하려고 해도 구하기 쉽지 않은 훌륭한 인재인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로, 기존 멤버에 준하는 대우를 해 줘야 해서 고정비용(인건비)이 15% 이상 증가하게 될 것이다. 입사 제안을 해야 할까?

 

상황 B) 이 신규 프로젝트를 시작해야 할까?

현재 우리 팀은 10명 정도 되는 팀으로, 진행 중인 현재 프로젝트가 ‘대박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는 IT 스타트업이다. 그런데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한 외부 제안이 들어와서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해본 결과 성공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판단 되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3명이 필요한데,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때문에 우리 팀 내에서는 여력이 없는 상황으로 동시에 추진할 경우 기존 사업의 속도가 떨어질 것이다. 외부에서 인력을 선발할 경우 최소 6개월 정도는 신규 인건비를 100% 투자한다고 생각하고 일을 진행해야 한다. (즉, 신규 프로젝트로 돈이 들어오는 시기는 보수적으로 6개월 후) 이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할까?

 

경험상 스타트업이라면 굉장히 빈번하게 접하는 의사결정 상황인데, 당연히 정답은 없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의사결정을 위해 최선을 노력을 다할 수 밖에… 다만, 경험이 좀 쌓이다 보니 B와 같은 상황서 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대안을 탐색할 수 있게 되었는데 바로 ‘외주 업체’의 활용이다.

IT 회사 대표의 경우 외부 개발진과 일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 사실 나도 그렇다 – 경우에 따라 외부 개발 자원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사업의 훌륭한 기술인 것 같다는 생각을 최근에 많이 하게 되었다.

B의 상황에서 외주 개발팀에게 업무를 의뢰할 경우,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을 것이다.

  • ‘불확실한’ 고정 비용의 최소화: 인력을 선발할 경우 프로젝트가 중단된 경우에도 그 인력을 계속 유지해야 하므로 예상치 못한 고정 비용이 발생할 개연성이 높은 반면, 외주 개발의 경우 계약 비용 이상으로 돈이 나갈 경우는 적음
  • 신규 인력 선발에 신경을 안 써도 됨: 팀에 합류하는 사람들이라면 ‘실력’ 외에도 기존 팀웍을 헤치지 않기 위해서 ‘성향’ 같은 요소도 많이 봐야 하는데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음, ‘시간’이 누구에게나 동등하고 절대적인 무형의 자원인 것을 생각해보면 이 역시 큰 장점

사업의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단순히 초기 스타트업 뿐만이 아니라 큰 투자를 받거나 BEP를 돌파하거나, 심지어 상장한 회사들도 이런 고정 비용의 위험성에 대해서 간과하게 되면 결국 ‘방만한 경영’의 결과로 추락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사업의 시기에 상관 없이 늘 조심해야 할 것 같다.

 

‘강남스타일’로 생각해보는 스타트업 전략

음악은 좋아하지만 연예계 뉴스 등에는 관심을 끄고 사는 터라 처음에 ‘싸이 강남스타일 전세계 열풍’ 같은 기사를 접했을 때 언론의 ‘띄워주기’이겠거니 싶어 별 감흥이 없었다. 그런데 ReadWriteWeb에서 ‘강남 스타일’ 기사가 뜨더니, MTV VMA에 출연하고 어제는 NBC에 까지 나온 싸이를 보면서, 스타트업에 몸 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생각나는 바가 많아 정리 차 적어보았다.

(1) 제품 관점: 중요한 건 ‘다른 것’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문장 자체는 문화우월주의적인 느낌이 나서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적어도 이번 일은 ‘미국 시장을 공략할 때는 그 나라 언어로 그 문화에 먹힐만한 것들을 준비 해야 한다’는 고정 관념에 대해서 경종을 울리는 사례 같다.
국내 뮤지션들이 해외 – 특히 미국 – 시장을 문을 두드리기 시작한 건 꽤 오래 전 이야기고, 그 경우 의례 영어로 된 곡을 준비했다. 하지만 싸이의 강남 스타일은 100% 한국 시장을 타겟으로 만들어진 한국어 가사를 가진 곡이다. 그럼에도 인기가 있는 현상은, 우리 나라 사람들이 영어/일본어로 된 음악을 들을 때 가사를 제대로 이해하진 못해도 음악 자체가 좋아서 듣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과 유사하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
나는 스타트업의 사업 전략은 반드시 세스고딘의 ‘보랏빛 소 컨셉’을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일도 그렇다. ‘싸이’도 미국 문화 산업 기준으로 보면 스타트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겠지만 ‘전형적인 싸이 스타일’의 곡 ‘강남 스타일’은 ‘어설픈 미국 음악 흉내내기’와는 달랐고, 그런 음악이 좋은 기회를 만나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것이다.

스타트업에게 필요한 것은 중요한 건 어설픈 흉내내기가 아니라 ‘자신만의 스타일’이다.

(2) 마케팅 관점: 돈이 다가 아니다.

국내 뮤지션들이 해외 시장 공략 할 때 보통 돈으로 승부하는 고전적인 마케팅 방법을 동원하지만, 이번 ‘강남 스타일’은 YouTube라는 매체를 통해서 스스로 확산되었다. 아래 잘 정리된 글들이 있다.

되는 제품이라면, 그 제품에 열광해주는 팬층이 분명히 존재해야 하고, 그게 없다면 이미 끝난 프로젝트라고 본다. 대기업처럼 매스미디어 마케팅에 막대한 돈을 쏟아 부을 수 없는 게 스타트업의 현실이기에 스타트업의 마케팅 전략은 필연적으로 ‘사람들이 알아서 소문을 낼 만한 제품인가?’ 에서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마케팅 연예인이 다일까?’라는 글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3) 운영 관점: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

아래는 이번 뉴욕 공연에 앞서서 관중들과 이야기 하는 싸이의 영상.

싸이는 예상치 못한(?) 미국 진출에 대응할 수 있는 영어 실력이 뒷받침 되었기에 그 인기가 더 확산될 수 있었을 것이다.

스티브잡스는 그의 스탠포드 대학교 명연설 중 ‘점의 연결’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자신이 서체 수업을 들었기 때문에 초기 Apple제품에서 멋진 서체를 구현할 생각을 할 수 있었다고.

결과적으로 ‘싸이’가 버클리 음대 등에서 공부한 것은 이번 성공의 커다란 바탕이 되었지만, 그 시절 이런 날이 올 거라 생각하고 공부를 했을까?

스타트업을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일들을 많이 접하게 되는데, 우리는 그런 기회와 인연들이 어떻게 이어질지 알지 못한다. 그래서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을까?

내가 창업하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15가지‘에 ‘#9 – 공짜 일의 장점’이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본다.

요즘 스타트업 업계의 선배들과 사업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결국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

스타트업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내가 해야 하는 것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 – 싸이가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을 최선을 다해서 하고 있었던 것처럼 내가 믿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언젠가는 반드시 큰 기회가 오지 않을까?

유엔 본부에서 근무하고 싶은 자네가 지금 당장 해야 할 것은 ‘영어 학원을 등록하는 것’이 아니라 ‘내일 아침 10분 일찍 일어나는 것’이라는 시골의사 박경철님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대학생 때 창업하면 포기해야 하는 네 가지 (2) 학업 (+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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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 해야 하는 것 (2) 학업 (+군대)

학점은 소중하다. 사실 요즘처럼 학점과 스펙에 목숨 거는 분위기에서 이 것이 ‘소중’하다고 이야기 하니 좀 웃긴 것도 같지만, 좋은 학점은 여러분의 미래 선택지를 넓혀 준다. 실제도 창업을 해서 성공하든, 생각 만하고 남들처럼 회사를 다니든, ‘창업 해볼까?’라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품어본 여러분들은 아마 학교 내에서 ‘꿈 많고 잘 나가는’ 사람일 것이다. 그런 여러분은 어느 순간, ‘아, 공부를 좀 더 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대학원을 알아보거나 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때 낮은 학점이 여러분의 발목을 잡을 지도 모른다.

창업해서 회사도 성공시키고 학점도 잘 받아서 ‘성적 우수자’로 졸업한 사람을 딱 1명 본적이 있다. 그 외에는? 사업과 학점, 둘 다를 얻긴 힘들 것이다.

창업 동아리 회장단들 사이에 전해져 내려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창업 동아리 활동 제대로 하면서 4년 졸업하면 그건 ‘조기 졸업’이라고.

군복무 기간이 있긴 했지만, 자기 회사를 성공시킨 많은 나의 선배들은 학교 졸업을 29세, 30세 혹은 그 이상에(!) 했고, 다들 학업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사업 성공 시켜서 상장 시키는 것보다 학교 수업 따라 가는 게 힘드네’라는 이야기를 술자리에서 여러 번 들었다.

여러분이 창업을 해서 열심히 일하는 동안, 학점의 상당 부분을 포기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어느 순간 여러분 인생의 선택지 하나를 제거할지도 모른다. 이건 현실이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대가 남자 대학생이고, 군 미필인데 지금 창업을 생각하고 있다면, 추가적으로 이것을 각오해라. 여러분은 애매한 나이, 25세, 26세 혹은 그 이상에 군대를 가야 할지도 모른다. 사업을 해서 1년 정도 단기간에 망해버리면 문제가 덜하다. 그러나 사업이 애매보호 하게 2~3년 굴러 간다고 생각해보자. 그대는 회사를 버리고 군대를 갈 수 있겠는가? 그래서 회사가 정상 궤도에 오르고 회사를 다른 사람한테 맡기고 군대를 간다면 그건 다행이다. 그러나 최악의 경우 – 그리고 상당히 높은 확률로 – 창업한 회사도 망하고 군대도 가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다.
이렇게 되면, 동기들은 제대해서 ‘복학생 오빠(!)’ 소리 들으면서 다시금 찾아온 캠퍼스의 낭만에 빠져들 무렵, 여러분은 군대에 가야 한다. 주변에 이런 상황에 처한 후배들을 많이 봤다. 사업 초창기 그들 대부분, 군대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대학원까지 다니면서 창업한 회사를 성공 시킨 후, 남한테 맡기거나, 매각 시키고 군대에 가겠다’ 정도를 제시했다. 미안하다. 이 말대로 성공한 후배, 난 아직까지는 한 명도 못 봤다.

내가 계속 언급하는 바다 건너 있는 커다란 시장을 가진 나라에는 군대 의무가 없다. ‘한 1년~2년 정도 창업해서 일 하다가 안되면 대학원가고, 안되면 취직하죠 뭐.’ 이렇게 쿨 하게 인터뷰 하는 그들의 이야기에 속지 마라. 여긴 그 나라가 아니고 여러분은 병역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

(계속)

대학생 때 창업하면 포기해야 하는 네 가지 – (1) 돈

본론에 앞서

며칠 전에 ‘청년 창업 유감’이라는 글을 썼습니다.

-청년 창업 유감-

청년 창업과 관련해서 새로 생기는 행사, 신규 단체 – 많아도 너무 많다. 때로는 거품도 필요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정말 이건 너무 심하다. 창업 동아리 신규 모집에 몇 년 전보다 몇 배가 넘는 인원이 몰리지 않나, 기업가 정신과 별 상관 없던 모임에서 갑자기 ‘창업’을 외치지 않나…

닷컴 버블이 꺼지고 ‘벤처=사기꾼’ 취급하던 2000년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창업 동아리 활동을 했던 선배로서 지금 학교에 있는 후배들이 걱정된다. 창업을 하면 겪게 될 수많은 현실적 어려움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이, ‘창업은 간지(!)나는 일이다, 창업하면 너희들도 부자가 될 수 있다’ 이렇게 속삭이는 사회 분위기가 정말 할말을 잃게 만든다.

올해 후배들에게 내 이야기를 해줄 기회가 오면, 과거 몇 년 동안처럼 ‘창업해라, 도전 해 볼만한 일이다’라고 외치는 것이 아니라, 창업하면 얼마나 사서 고생을 하는지 이야기 해줘야겠다. 창업 할거면 적어도 그 정도 ‘개고생’은 각오하고 하라고. 그래야 견딜 테니까.

사랑하는 창업 동아리 후배들아, 제발 우쭐해 지지 말고, 1~2년 지나고 나서 이 거품이 사라져도 그 무관심과 주변의 시선에 굴하지 마라. 혹시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다면, 이것만은 꼭 기억해라. 창업은 정말 힘들다.

창업해서 열심히 만 하면 못해도 본전은 건진다는 것은 충분한 시장 규모를 가진 바다 건너 있는 어떤 나라 이야기다. 창업해서 몇 개월 만에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두었다는 이야기, 그걸 내 이야기로 착각하지 마라. 그런 일이 드물기 때문에 기사에 나는 거다. 모두 다 그러면 왜 그게 기사화 되겠나?

창업을 결심하면 각오해야 할 것이 많다. 몇 푼 안될지언정 너와 네 부모님, 친구들의 돈을 몽땅 날릴 수도 있고, 정말 마음 잘 맞던 친구와 원수가 될지도 모르고, 남자친구 또는 여자친구에게 이별 통보를 받을 지도 모르며, ‘옆집 자식은 취직 해서 돈 많이 벌어서 가져온다 던데…’ 류의 자존심 상하는 비교를 당할지도 모른다.

이런 현실을 담담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면, 창업해라. 현실을 알면서도 도전하는 그 정신이 아름다운 것이고, 진짜 박수 받을만한 일이니까.

– 두 번 실패하고 세 번째에 도전하고 있는 선배로부터.

오랜만에 돌아온 학교에서 보이는 현실이 답답해서 쓴 넋두리 같은 글에 너무 많은 분들께서 공감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창업 해볼까?’ 생각하는 대학생 후배 분들께 진짜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제 경험과 주변 선후배들의 이야기를 정리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대학생 때 창업을 시도하면 포기해야 할 것들, 그것을 무릅쓰고 창업하면 얻을 수 있는 것들, 내가 다시 대학생으로 돌아가서 창업한다면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 순차적으로 풀어보고자 합니다.

참, 후배들한테 이야기 하는 느낌으로 쓴 글이라 경어체가 아닙니다. 이해 부탁 드립니다. ^^

포기 해야 하는 것 (1) – 돈

돈 벌기 위해서 하는 사업인데 왜 돈을 포기해야 하는지 의아하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업은 – 특히 대학생 때 하는 창업은 – High Risk, High Return이기에 초기 투자금은 날릴 생각을 해야 한다.

대학 이후로는 거의 독립해서 사는 외국과 다르게 한국 사회의 많은 대학생들은 집에서 등록금을 대 주고 용돈도 주는 ‘늦은 독립’에 익숙해져 있다. 그런 생활에 익숙해진 우리가 회사 자본금으로 필요한 돈 몇 천 만원 정도를 보통 어떻게 조달하나? 십중팔구 ‘가족/친지/친구(공동 창업자 포함)’의 돈이다.

그런데 일단 창업을 하는데 대충 얼마가 드는지 진자하게 계산해 본적이 있는가? 회사를 만들면 그날부터 모든 게 돈인데, 심지어 회사(=법인)를 만드는 데도 돈이 든다. 미국에서 살다가 한국 들어와서 회사 하는 분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한국은 회사 만드는 게 번거롭다고… 자기네 뒷마당 창고를 회사 주소로 할 수 있고 창업 절차도 간단한 그쪽과 다르게 사무실을 고르고, 법인 설립 등기를 하는 것 등등 매우 귀찮고 심지어 처음 해보는 서류 작업을 겪게 될 것이고 십중팔구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게 다 돈이다.
지하실에서 창업해서 몇 달 만에 투자 받았다고 하는 그네들의 이야기를 우리 이야기로 생각하지 마라. 회사를 유지하는 것에도, 적어도 세금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이고 – 스스로 해결 하려고 했다가 본업을 소홀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 그게 또 돈이다.

내 경험 상 법인을 만들고 1년간 유지하는 것을 모두 다 스스로 하지 않는 이상, 각종 법무/세무 대행 수수료와 세금 만으로 2 ~ 3백만원 정도는 들어갈 것이다. 이 돈은 결코 적지 않다.

일단 몇 백을 써서 회사를 만들었다고 치자.
자 이제 뭔가 사업을 진행 해야 한다. 그런데 사업을 하는 데는 돈이 든다. 상대적으로 가장 자본이 적게 들어간다는 인터넷/소프트웨어 창업 쪽을 예를 들어 생각해보자. 본인이 개발 능력이 출중하지 않은 이상 외주를 주거나, 개발 잘하는 친구에게 얼마라도 주고 부탁을 해야 할 것이다. 외주를 주거나 친구에게 부탁을 하는 거 다 돈이다. 설령 본인이 개발을 잘한다 하더라도 대학생 창업팀에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개발, 디자인 빼고 잡무 전부 다 하는, 보통 CEO라 불리는 친구)가 완벽하게 갖춰져 있는 경우는 거의 없으므로 돈을 주고 외부 인력을 고용해야 할 것이다. 인턴이라는 미명하에 싼값이 부려(!) 먹는다 치더라도 1인당 최소 임금에 각종 부대 비용을 고려하면 상식적으로 한 달에 1인당 백 만원 이상은 나간다.

그렇게 해서 필요한 인력도 고용하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간다고 치자.
처음 해보는 사업일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예상했던 제품 개발 기간보다 두 배 정도 길어지면 다행이다. 석 달이면 될 것 같았던 일이 여섯 달, 아홉 달이 걸릴 수도 있다. 게다가 창업 멤버와 외부 인력이 학교를 병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시험 기간은 스케줄에서 아예 제외해라.

팀이 깨지지 않고 다행히 프토로타입 이상의 결과물이 나왔다고 치자. 여기서부터는 많이 다를 것이다. 웰빙 떡볶이 장사라면 당장 판매를 통해서 당장 얼마라도 돈이 돌아갈 것이고, IT 서비스라면 사람들이 어느 정도 쓰기 시작하겠지만 돈이 당장 수중이 들어올 가능성은 적다. 또 프로토타입을 가지고 투자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 시기 이후부터는 이야기가 많이 달라진다. 어떻게 보면 이제 조금 사업다워졌다고 볼 수 있는 시기니까.

자… 여기까지 오는 동안 돈이 얼마가 필요할 것 같나? 못해도 1~2천만원은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사업이 성공한 것은 아니고 앞으로 여러분에겐 더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여러 가지 이유로 외국 – 외국이래 봤자 우리가 소식을 주로 듣는 미국 – 보다 인수 합병에 인색한 것 같다.
그래서 여러분이 젊은 시절의 소중한 시간과 돈을 쏟아서 만든 프로토타입 단계의 이상의 회사는, 진짜 흑자를 내는 단계로 들어서지 못하는 이상, 적당히 인수 당하는 게 아니라 허공으로 고스란히 날아가 버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러분들이 쏟은 시간에 다른 일 – 과외나 다른 알바 – 을 했을 때 얻는 기대 수익을 계산하지 않더라도 대학생으로서 적지 않은 초기 자본금은, 날릴 생각으로 시작해야 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