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일꾼 이야기

세 일꾼이 분주하게 건물을 짓고 있었다.

첫 번째 일꾼은 더럽고 땀 투성이에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에게 물었다.

“무슨 일을 하고 계시는 거죠?”

일꾼은 대답했다.

“벽돌을 쌓고 있습니다.”

두 번째 일꾼 역시 더럽고 땀투성이에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무슨 일을 하시는 거예요?”

둘째 일꾼이 대답했다.

“시간당 2달러짜리 일을 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일꾼도 더럽고 땀투성이였지만 즐겁고 고무된 표정이었다.

그는 다른 두 일꾼만큼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지만 힘은 훨씬 덜 들어 보였다. 그에게 물었다.

“무슨 일을 하고 계신 거죠?”

그러자 그가 대답했다.

“저는 대성당을 짓고 있습니다.”

 

사업 초창기에는 하기 싫은 일인데 꼭 해야 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복잡한 서류 처리에서부터 생존을 위해 해야 하는 본업과는 거리가 좀 먼 일까지.

하고 싶은 게 있어 시작한 사업이기에 이런 경우 꽤나 불만족스럽기 마련이지만, 어차피 해야 하는 일, 좀 더 큰 목적 의식을 가지고 하다 보면 그런 하기 싫은 일들도 꿈을 향해 나아가는 디딤돌들이 되지 않을까? 이래나 저래나 대성당을 짓고 있는 세 일꾼의 지금처럼.

디트로이트 파산

미국 디트로이트 시 파산.

영화 ‘로보캅’ 세계관이 현실이 되었다. 영화를 보면 재정 적자를 견디지 못한 시 당국이 ‘OCP’라는 거대 기업의 도움을 받으면서 각종 에피소드들이 발생한다. 자본의 힘이 공권력을 능가하는 상황. 물론 나중에는 ‘로보캅’이라는 ‘정의’가 승리하지만…

참고) ‘로보캅’ 세계관 : http://goo.gl/Ip2ZB

디스토피아적으로 묘사된 ‘자본의 힘’ 중에서도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3편에서 나오는 일본 기업의 자본력. 비슷한 시기에 나온 ‘다이하드’에서 그려진 일본 기업 모습들과 함께 1980년대 일본 기업의 미국 진출이 그들에게 얼마나 충격이었는지, 일본 자동차 브랜드의 득세가 미국 중공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어쨌든 영화 세계관이 현실이 되었으니 이제 ‘로보캅’이 나올 차례? (물론 농담인데 아이러니하게도 2014년에 로보캅 리메이크 작이 개봉한다.)

미스테리

왜 모두들 시간이 있는데 그렇게 달리는 걸까? 또 없는데 그렇게 헛되게 낭비하는 걸까? 왜 모두들 그렇게 열심히 일하고 그리고 농땡이를 치는 걸까? 왜 토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또 술을 마시는 걸까? 나는 그 이유를 모른다.

– 만화 ‘천재 유교수의 생활’ 중

리더의 자질 – 결정을 미루지 않는 것

EPL의 명장 – 퍼거슨 아니면 벵거라고 함 – 이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좋은 감독이 되려면 좋은 결정이든 나쁜 결정이든 빨리 내려야 한다”

(회사를 오래 운영하신) 사업 선배님들과 연락을 주고 받다 보면, 빠른 답신에 종종 놀랄 때가 있다. 분명 나보다 몇 배는 바쁘실 게 분명한데…

사업을 하다 보면 ‘결정하기 쉽지 않다, 무엇인가 조금 부족한 것 같다’ 같은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게 되는 일이 드물지 않게 생기게 되는데, 그런 일들이 쌓이다 보면 결국 ‘기회의 상실’ 같은 더 큰 문제를 야기하게 되는 것 같다.

무작정 급하게 빨리 결정을 내리는 것도 문제지만, ‘결정을 미루지 않는 것’도 정말 중요한 리더의 자질 중 하나가 아닐까?

11년이라는 시간

오늘 검도장에서 끝나고 함께 운동했던 분들과 대화.

그분들) 검도 몇년 하셨어요?

나) 11년 되었습니다.

그분들) !!!!

선수 아닌 일반인 중에서는 빨리 시작한 축에 속하는 터라 나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운동한 기간이 오래 되기도 했지만, 이제 막 검도를 시작하신 그분들에겐 11년이라는 시간 자체가 꽤 멀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싶다.

스피커에서 우연히 대학 신입생 시절에 들었던 노래들이 흘러나오니, 10년 하고도 한해를 무엇을 하고 살아 왔는지 상념이 많아지는 밤이다.

2013년 03월 국내 검색 엔진 점유율

  • 2013년 03월 국내 검색 엔진 점유율: 네이버 74.2%, 다음 20.7% (합계 94.9%)
  • 모바일 시대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네이버의 점유율이 더 올라가고 있는 것 같다. 사실 고객 채널이 분화될 경우, 좀 더 많은 자본과 조직을 동원할 수 있는 기업이 유리하다는 것은 자명함.
  • 한국은 ‘검색 엔진 최적화(SEO)’가 아니다. ‘네이버 최적화’다. 한국 사람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면 맥과 크롬을 쓰고, 구글에서 검색하고, 트위터에 글을 쓰고 페이스 그룹에서 활동하는 IT 기획자도, 윈도우와 IE를 쓰고, 도돌 런처를 깔고, 네이버에서 검색하고, 네이버 카페에서 활동하는 대중들의 일상을 잘 이해해야 한다.

해외 비즈니스 모델을 참고할 때 주의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

아래는 ‘친절한 미국인이 많은 또 하나의 이유‘에서 발췌한 내용인데, 전체 내용을 한번쯤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미국인들이 보편적으로 매너가 좋고 타인에게 상냥하다는 이야기는 이미 여러번 했었죠? 아무래도 풍요롭고 경쟁이 적은 환경에서 살아 왔기 때문에 사람들이 여유로워서 그렇다는 이야기도 했구요. 그래서 거리에서 오가며 만나는, 앞으로 다시 만날 일이 없을 사람에게도 순수한 호의와 친절을 베푸는 일도 자주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학교, 커뮤니티, 그리고 전사회적으로 그런 행동을 장려하고 있는데 이른바 Random Acts of Kindness 입니다. random은 ‘무작위의’ 라는 뜻이고 act of kindness 는 ‘친절한 행동’ 이니까 번역하면 ‘무작위로 베푸는 친절’ 쯤 되겠죠. 특정 대상이 아니라 아무에게나, 이유없이 베푸는 소소한 친절들을 통칭하여 Random Acts of Kindness 라고 하는데요. 1982년쯤 캘리포니아 쏘살리토 지역의 한 식당 여주인이 식당 출입문 아래 까는 매트에 이 말을 써 놓은 것이 계기가 되어 미국에서 처음 생겨났는데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많이 퍼져 있습니다. (후략)

IT 산업은 기계부품, 원자재 등을 생산하는 제조업과는 달리 ‘문화 특성’에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고(매우 당연한 이야기), 따라서 성공적인 해외(=미국) 서비스를 국내에 도입하려면 그 비즈니스의 성공에 배경에 대한 문화적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꽤 큰 규모의 미국 기반 서비스가 딱히 큰 비즈니스 모델 없이 몇 년 동안 성공적으로 성장했다고 해서 그걸 그대로 국내에 도입하는 것은 자살행위에 가깝다는 걸 그 동안의 경험을 통해서 뼈저리게 느꼈다.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저들처럼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용자를 모으면 나중에 광고 같은 걸로 돈은 벌 수 있겠지’ 같은 전략인데, 해외 무료 소프트웨어나 서비스를 분석할 때 위 글에서 언급된 ‘Random Acts of Kindness’ 같은 문화 요소도 포함해서 냉정하게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Random Acts of Kindness’ 때문인지 미국에서는 오픈소스나 무료 소프트웨어, 무료 웹서비스에 대한 기부가 활발하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래텍에서 일하던 시절 곰플레이어 영문 버전에 ‘기부하고 싶으니 제발 방법 좀 알려달라’는 자발적 문의 메일이 여러 통 접수되고, 건 당 기부 금액이 적지 않았던 경험[footnote]http://player.gomlab.com/eng/donation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50$ 기부한 사람도 드물지 않게 보인다.[/footnote]으로 미루어 볼 때, 꽤 알려진 무료 제품/서비스를 만드는 개인이나 소규모 팀은 기부만으로도 최소한의 비용은 충당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짐작해 본다. 게다가 미국은 국내보다 광고 단가가 더 높게 형성되어 있어 동일한 방문자수를 가지고 더 높은 광고 매출을 올릴 수 있으니, ‘일단 무료’ 전략을 수립하는 팀이나 그 비즈니스에 투자하는 사람의 입장이 국내와는 분명 다를 것이다.

저런 풍요로움 속에서 좀 더 자유롭고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저들의 현실이 조금 부럽기도 하지만, 척박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우리만의 사업적 역량을 잘 만들어 간다면, 그게 나중에는 훨씬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 믿는다. 🙂

중도의 미덕

사업 기획자는, 너무 많이 알아도 문제, 너무 많이 몰라도 문제.

너무 많이 알면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해 부정적으로 접근하기 쉽고, 너무 많이 모르면 아이디어의 부족한 부분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한다.

‘노땅’ 되지 않기

월요일 퇴근 길에 ‘난 알아요’ 듣다가 떠오른 생각 정리.

– 서태지와 아이들이 1992년에 데뷔했으니까 무려 20년 전 곡이다. 데뷔 무대 사회를 보신 분이 임백천 선생님이고, ‘트리오’ 같은 지금으로선 꽤 생소한 단어들이 들린다.

– 1992년을 기준으로 20년 전을 계산하면 1972년이고, 이때는 한참 나훈아와 남진 선생님의 팬덤(!)이 폭발하던 시기로 검색해보니 ‘머나먼 고향(나훈아)’, ‘님과 함께(남진)’가 이 해에 출시된 곡이다.

– 즉,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중고등학생들은, ‘난 알아요’를 들으며 추억에 잠길 수 있는 나에게서, 내가 두 노가수의 노래를 들으며 추억에 잠기는 분들께 느끼는 거리감만큼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들에게 속칭 ‘노땅’ 혹은 ‘꼰대’로 충분히 불리 울 수 있는 세대가 된 것이다.
– 컴퓨터와 인터넷이 더 이상 중고등학생과 대학생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은 명확하지만, 우리와는 다른 패러다임 – 예를 들면 정보의 공개에 대한 거부감이 덜한 – 으로 더 많이 연결된 세상을 살아갈 미래의 어린 세대들과 어쩔 수 없는 거리가 생기는 것은, 파괴적인 서비스로 승부해야 하는 스타트업 업계 기획자의 한 사람으로서 두려운 것이 사실이다.
– 최근에 정독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서쪽으로 간 까닭은 (부제: 프로젝트 군상의 86가지 행동 패턴)’이라는 책에서 ‘영계와 노땅’에 대한 비유가 나온다. 조직에 ‘영계’만 있어도 문제가 되지만 ‘노땅’이 많은 조직은 확실히 에너지가 떨어진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그 해법으로 방과 후 고등학생을 아르바이트로 고용하라고 조언한다. 물론 절반은 농담이겠지만.
– 한참 회사 방향에 대한 고민이 많던 2011년 말부터 2012년 초까지, ‘우리가 컴퓨터를 처음 접했던 시절 (286 컴퓨터)에 비하면,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편한 세상이고, 그런 상대적인 편안함에 길들여진 우리는 그다지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니까, 새로운 아이디어 도출에도 어려움을 겪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 확실히 20대 중반 이후의 나는, ‘이 정도면 만족스럽다!’ 싶은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한번 접하고 나면, 그 분야에 대한 새로운 것들을 잘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취향이 점점 보수적으로 바뀐 것 같다. 역설적이게도, 나에게는 보수적인 것이 위험한 것인데 말이다.
회사에 ‘변화의 문화’를 심고자, 작년 말부터 계획한 것이 있었는데 절반의 자금적인 이유, 절반은 다른 게 더 급하다는 핑계로 오늘까지 미루고 있었다. ‘노땅’이 되지 않기 위해 고등학생이라도 고용해보라는 위 책의 조언처럼 이번 주에는 꼭 실행해야 겠다. 🙂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 괴테 <파우스트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