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펀치 분사에 부쳐

약속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손을 놓고
마음을 정리한 후에 이불을 덮어주고
기다리는 것으로 인생은 정리되기도 합니다

– 김현, ‘두려움 없는 사랑’ 中

GetRocket이라는 작은 블로그로 시작해서, 연 370만 명이 방문하는 서비스로까지 발전했던, 로켓펀치 분사가 끝났습니다.

GetRocket이라는 블로그 오픈이 2012년 9월이었으니, 강산이 변한다는 10년 하고도 2년을 더 함께한 제품이, 이제 내 품을 떠나 완전히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 것입니다.

시작할 때 ‘몇 명이나 쓸까요?’라는 회의적인 질문도 받던 아이디어가, 한국에서 경제활동 인구 8명 중 1명이 쓰는 서비스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로켓펀치가 한국 스타트업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믿고 도와주신 많은 분 덕입니다.

로켓펀치 런칭에 많은 도움을 주셨던 플래텀 조상래 대표님과 손요한 이사님, 벤처스퀘어 명승은 대표님 그리고 비석세스 정현욱 대표님. 그리고 이그나잇스파크 최환진 대표님과 정기원 님.

저와 김동희 CTO가 로켓펀치를 만들 수 있는 공간과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던 서울대학교 기술지주 분들, 그리고 서비스 초기 DB를 모으는 데 많은 도움을 준 서울대 창업동아리 선후배님들. 막 시작한 회사 더 잘 키우라며 실리콘밸리까지 연수 보내주신 중소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 분들.

처음 만난 자리에서 투자 결정해 주시고, 로켓펀치가 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짚어주신 프라이머사제 이기하 대표님, 김광록 대표님. 로켓펀치의 전환기에 큰 도움을 주신 서울경제진흥원. 로켓펀치에 첫 기관투자를 결정해 주신 대덕벤처파트너스 최영근 파트너님, 로켓펀치가 신한금융그룹이라는 발판을 딛고 더 확장할 수 있는 계기를 열어주신 신한퓨처스랩 김영민 팀장님. 그리고 로켓펀치가 새로운 장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고위드 김항기 대표님.

여기에 일일이 적지 못하는 많은 고마운 분들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이제 온라인 구인/구직 플랫폼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새로운 팀에 로켓펀치의 미래를 맡기고, 저와 동료들은 ‘공간 자율운영 AI – 알리콘‘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로켓펀치에서 확장했던 분산오피스 ‘집 근처 사무실 – 집무실‘을 운영하기 위해 만든 이 기술이, 결국 모든 공간 운영하는 분들에게 필요한 기술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팀이 선보일 로켓펀치에도, 앞으로 제가 선보일 알리콘에도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7월 일본 출장 단상 – 결제, 문화, 내수 시장 그리고 일본 창업가들

알리콘 사업을 일본으로 확장하기 위해 도쿄를 자주 오가고 있다. 2024년 7월 출장에서 보고, 생각한 것들 정리.

결제

‘현금을 받지 않는다’고 표시한 일본 가게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현금 중심 사회였던 일본은, 신용카드를 건너뛰고 각종 모바일 결제 시스템으로 바로 넘어가고 있는데, 아직 물리적 신용카드 결제 중심 시스템에 머무르고 있는 한국은 ‘혁신 기업의 딜레마‘에 빠진 느낌. 5년 후 갈라파고스 취급을 받지 않으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시장 크기

당근의 일본 사업을 챙기러 도쿄에 오신 김재현 CSO님과 오랜만에 대화하며, 다시금 일본 내수 시장 크기에 대해서 놀라게 되었다. 당근과 거의 비슷한 BM을 가진 일본 업체 메루카리, 지모티의 매출 규모가 당근의 몇 배 이상. 당근의 일본 사업 성공 기원. 그리고 우리도.

문화적 혼합

도쿄에서 머물 때는 Carpe Diem – Mita 에서 주짓수를 연습한다. 스파링할 때 음악을 트는데, 2000년대를 풍미한 누자베스의 대표곡과 함께, 최근 K-Pop 아이돌 대표곡이 함께 재생된다. 2000년대 한국으로 유입되는 많은 일본 문화를 접했던 나로서는 참 묘한 기분.

일본 창업자들의 커지는 한국에 관한 관심, 그러나 여전한 장벽

내가 한국 시장 조사에 작은 도움을 준 일본 스타트업 대표의 초대로, 일본인 창업자들이 모인 야외 축제 술자리에 함께할 수 있었다. 기억나는 대화, 생각들.

  • 상장이 쉽다보니, 기업 가치가 한 4~500억 만 되어도, 투자자들이 상장을 제안한다고 함. 그들 스스로 유니콘급 스타트업이 안나오는 이유가 아닐지 생각한다고. 상장으로 Exit를 하게 되면, 마음이 달라지는 게 인지상정이니까.
  • 내수가 크기는 하지만, 젊은 창업가들은 해외 시장 개척의 필요성을 많이 느끼고 있음. 자연스럽게 옆 나라인 한국 시장에 관한 관심도 커지고 있는데, 언어를 포함한 여러 장벽으로, 우리가 일본 시장을 잘 모르는 것처럼, 그들도 한국 시장을 잘 모르는 느낌.

날씨

비가 오는데 최고 기온이 36도를 넘나든다. 도쿄에 오래 산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최근 5년 사이 급격하게 더워졌다고. 사계절 변화가 너무 뚜렷해서 한국 사람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를 잘 모른다고 했던 어떤 전문가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붙임 – 일본 시장을 두드리고 있는 한국 창업가들끼리 돕는 커뮤니티가 있습니다. 참여를 희망하시는 분은 댓글을 남겨주세요.

故 홍국선 교수님 10주기

故 홍국선 교수님은, 아직 대학교가 학문의 상아탑에 머물던 1990년대부터, 산학협력과 창업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셨던 선구자셨습니다. 90년대 말 벤처 버블이 꺼지고 ‘창업하면 망한다’는 인식이 팽배하던 2000년대, 그래도 창업하겠다고 모인 서울대 창업동아리의 든든한 버팀목이기도 하셨지요.

오늘부터 딱 10년 전에 길상사에서 교수님의 49재가 있었습니다. 본인께서 뿌린 씨앗이 서울대와 한국 전체 사회에 꽃 피우고 있는 모습을 보시면, 하늘에서라도 흐뭇해하실 것이라 믿습니다.

産學협력 전도사… 홍국선 서울대 교수 별세

1996년 동료 교수들과 대학산업기술지원단을 만들어 IMF 외환 위기 당시 대학에서 나온 기술을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서울대 산학협력재단 단장을 거쳐 2011년부터 서울대 기술지주회사 대표이사를 맡아 대학에서 개발된 기술을 기업에 지원하고 대학생들의 창업을 돕는 데 힘을 쏟았다. 3년 전 암 진단을 받은 홍 교수는 주변에서 요양을 가라고 권했지만 마다하고 기술지주회사 일에 매달렸다. 

스타트업에게 추천하는 영화 15편

창업을 꿈꾸는 분들, 창업 분야에 계신 분들께 주관적으로 추천하는 영화 15편. 대부분은 실화에 기반하고 있다. 취향에 따라 재미없는 작품이 있을 수도 있음.

1. 실리콘밸리의 해적들 (Pirates Of Silicon Valley, 1999)

  • PC 혁명 초창기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 ‘사업 전략, 협상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
  • 실화 기반

 

2. 파운더 (The Founder, 2016)

  • 전 세계 최대의 프랜차이즈이자 미국 문화의 상징이 된 맥도날드의 성장 스토리
  • ‘창업가의 자질, 사업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
  • 실화 기반

 

3. 소셜 네트워크 (The Social Network, 2010)

  • 전 세계 최대의 소셜 미디어 페이스북의 성장 스토리
  • 역시 ‘사업 전략, 협상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
  • 실화 기반

 

4.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The Wolf of Wall Street, 2013)

  • 이 영화부터 8번째 ‘머니몬스터’까지는 비슷한 이유로 추천
  • 사업을 확장하려면 반드시 이해가 필요한 ‘금융 시스템’과 ‘영업 전략’에 대한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영화
  • 실화 기반

 

5. 마진 콜: 24시간, 조작된 진실 (Margin Call, 2011)

  • 금융 시스템의 어두운 이면에 대한 영화
  •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배경인 픽션

 

6. 인사이드 잡 (Inside Job, 2010)

  •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배경인 다큐멘터리 영화
  • 당연히, 실화 기반

 

7. 빅쇼트 (The Big Short, 2015)

  • 사업가의 중요한 자질 중 하나인 ‘기회 포착’에 대해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영화
  • 실화 기반

 

8. 머니몬스터 (Money Monster, 2016)

  • 화려한 월스트리트의 감춰진 어두운 사실에 대한 영화
  • 픽션

 

9. 킹스스피치 (The King’s Speech, 2010)

  • 리더의 자질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
  • 실화 기반

 

10. 엑스마키나 (Ex Machina, 2015)

  • 혁신적인 제품 개발 과정, 프로토타이핑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
  • 픽션

 

11. 대부 2 (Mario Puzo’s The Godfather Part II, 1974)

  • ‘사업 전략, 조직 관리’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
  • 대부 1편도 명작이지만, 사업에 대해서는 2편이 훨씬 더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줌
  • 실화 기반

 

12. 아메리칸 갱스터 (American Gangster, 2007)

  • 대부 2와 비슷하게 ‘사업 전략, 조직 관리’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
  • 실화 기반

 

13. 아메리칸 셰프 (Chef, 2014)

  • 한국계 셰프 ‘로이 최‘의 푸드 트럭 창업 실화 기반 영화
  • 소셜 미디어 시대의 마케팅에 대해서 생각해볼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영화
  • 주연, 제작, 연출, 각본 모두를 소화한 ‘존 파브로’를 보며 재능과 직업에 대해서 생각할 기회를 만들어주는 영화

 

14. 이미테이션 게임 (The Imitation Game, 2014)

  • 현재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모든 컴퓨터 장치의 이론적 토대를 제시한 ‘앨런 튜링’의 이야기
  • 실화 기반

 

15. 히든 피겨스 (Hidden Figures, 2016)

 

+ 함께 보면 좋은 글 : 내가 첫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알았으면 좋았을 다섯 가지

검도와 사업 – 4단 승단에 부쳐

검도는 재미있는 투기(鬪技)다. 우선 체급이 없다. 키나 몸무게를 구분하지 않고 기술을 겨룬다. 또 제대로만 수련하고 있다면, 오랫동안 수련할수록 점점 더 빛을 발하게 된다. 그래서 신체적으로 강한 젊은 검도인들이 나이 지긋한 선생님들에게 쩔쩔매는 모습을 보게 된다.

나는 검도가 사업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늘 하였다. 회사도 서로 경쟁하는 것에 있어서 체급을 구분하지 않고, 한 분야에 오랫동안 잘 집중한 회사는 언젠가는 빛을 발하게 된다.

검도에 중요한 네 가지가 있는데, 이것 역시 사업을 잘하는 방법과도 일맥상통한다.

一眼, 二足, 三膽, 四力 (일안, 이족, 삼담, 사력)

가장 중요한 것은 눈이다. 상대방의 움직임을 잘 보고 기회를 포착하면 쉽게 이길 수 있다. 사업에서도 시장의 기회를 잘 포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발이다.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이면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사업에서도 속도가 중요하다. 자주 이야기되는 ‘애자일 소프트웨어 개발‘, ‘린 스타트업‘ 같은 개념 모두 속도를 어떻게 높일지에 대한 이야기다.

마음은 세 번째다. 마음이 약하면 스스로 무너져 패배한다. 사업을 할 때도 하는 일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그 팀은 스스로 무너져 실패한다.

마지막이 비로소 힘이다. 강한 힘이 있으면 좋겠지만,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큰 조직과 많은 자본을 가진 회사들이, 기회를 잘 포착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작지만 단단한 회사에 무너지는 것을 수없이 보았고, 앞으로도 보게 될 것이다.

 

2002년 검도를 제대로 시작한지 14년 만에 비로소 남을 가르칠 자격이 있다는 4단이 되었고, 2013년 시작된 로켓펀치는 4년 만에 가장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진정한 깨달음은 삶에서 우러나는 것인데, 나는 기회를 잘 포착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단단한 회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가? 한번 생각해볼 문제다.

<2016년 봄, 서울대학교 검도부 홈커밍데이>

사장의 십계명

비즈니스뱅크 CEO ‘하마구치 다카노리’가 쓴 책 ‘사장의 일‘에서 발췌

  1. 눈이 내리는 것도 내 책임이다
  2. 발밑은 현미경으로, 먼 곳은 망원경으로 바라보라
  3. 돈을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마주하라
  4. 같은 말을 1,000번 되풀이할 각오를 하라
  5. 사장이 없는 날을 만들어라
  6. 자신의 사업을 1분 안에 설명할 수 있게 하라
  7. 3년 후에도 살아남을 이유를 오늘 만들어라
  8. 결정의 어려움을 회피하지 마라
  9. 멋지고 화려한 물건보다, 이해하기 쉬운 물건을 만들어라
  10. 끊임없이 세상의 문제를 찾아 나서라

중도의 미덕

사업 기획자는, 너무 많이 알아도 문제, 너무 많이 몰라도 문제.

너무 많이 알면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해 부정적으로 접근하기 쉽고, 너무 많이 모르면 아이디어의 부족한 부분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한다.

Great to Better

오늘(3/6) 많은 조언을 얻고 있는 멘토님과의 대화.

조대표, 프라이스톤스가 계속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하나? ‘Good to Great(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가 아니라 ‘Great to Better(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 기업)’의 의미를 생각해 보시게.

‘지속 가능한 성장’ – 기업의 단계별로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이야기가 아닌가 한다.

스타트업이라면 ‘실험을 위한 최소한의 캐시카우를 가지고 있는가?’, ‘구성원들에게 불확실성을 감내할만한 비전을 심어줄 수 있는가?’ 같은 질문.

그리고 어느 정도 성장을 이룬 기업이라면 ‘구성원들이 일에 보람을 느낄 수 있는가?’ 혹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시장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고 있는가?’ 같은 질문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좋은 기업 문화로 유명한 자포스(Zappos)의 CEO 토니 셰이(Tony Hsieh)는 ‘하루에 한가지씩 회사를 개선시켜 나가자’라고 사원들에게 늘 호소했다고 한다.

나와 회사는 오늘 좀 더 나아졌는가? 일단 이번 주부터 잊고 있던 사무실 정기 청소부터 부활시켜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