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에게 추천하는 영화 15편

창업을 꿈꾸는 분들, 창업 분야에 계신 분들께 주관적으로 추천하는 영화 15편. 대부분은 실화에 기반하고 있다. 취향에 따라 재미없는 작품이 있을 수도 있음.

1. 실리콘밸리의 해적들 (Pirates Of Silicon Valley, 1999)

  • PC 혁명 초창기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 ‘사업 전략, 협상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
  • 실화 기반

 

2. 파운더 (The Founder, 2016)

  • 전 세계 최대의 프랜차이즈이자 미국 문화의 상징이 된 맥도날드의 성장 스토리
  • ‘창업가의 자질, 사업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
  • 실화 기반

 

3. 소셜 네트워크 (The Social Network, 2010)

  • 전 세계 최대의 소셜 미디어 페이스북의 성장 스토리
  • 역시 ‘사업 전략, 협상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
  • 실화 기반

 

4.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The Wolf of Wall Street, 2013)

  • 이 영화부터 8번째 ‘머니몬스터’까지는 비슷한 이유로 추천
  • 사업을 확장하려면 반드시 이해가 필요한 ‘금융 시스템’과 ‘영업 전략’에 대한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영화
  • 실화 기반

 

5. 마진 콜: 24시간, 조작된 진실 (Margin Call, 2011)

  • 금융 시스템의 어두운 이면에 대한 영화
  •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배경인 픽션

 

6. 인사이드 잡 (Inside Job, 2010)

  •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배경인 다큐멘터리 영화
  • 당연히, 실화 기반

 

7. 빅쇼트 (The Big Short, 2015)

  • 사업가의 중요한 자질 중 하나인 ‘기회 포착’에 대해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영화
  • 실화 기반

 

8. 머니몬스터 (Money Monster, 2016)

  • 화려한 월스트리트의 감춰진 어두운 사실에 대한 영화
  • 픽션

 

9. 킹스스피치 (The King’s Speech, 2010)

  • 리더의 자질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
  • 실화 기반

 

10. 엑스마키나 (Ex Machina, 2015)

  • 혁신적인 제품 개발 과정, 프로토타이핑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
  • 픽션

 

11. 대부 2 (Mario Puzo’s The Godfather Part II, 1974)

  • ‘사업 전략, 조직 관리’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
  • 대부 1편도 명작이지만, 사업에 대해서는 2편이 훨씬 더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줌
  • 실화 기반

 

12. 아메리칸 갱스터 (American Gangster, 2007)

  • 대부 2와 비슷하게 ‘사업 전략, 조직 관리’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
  • 실화 기반

 

13. 아메리칸 셰프 (Chef, 2014)

  • 한국계 셰프 ‘로이 최‘의 푸드 트럭 창업 실화 기반 영화
  • 소셜 미디어 시대의 마케팅에 대해서 생각해볼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영화
  • 주연, 제작, 연출, 각본 모두를 소화한 ‘존 파브로’를 보며 재능과 직업에 대해서 생각할 기회를 만들어주는 영화

 

14. 이미테이션 게임 (The Imitation Game, 2014)

  • 현재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모든 컴퓨터 장치의 이론적 토대를 제시한 ‘앨런 튜링’의 이야기
  • 실화 기반

 

15. 히든 피겨스 (Hidden Figures, 2016)

 

+ 함께 보면 좋은 글 : 내가 첫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알았으면 좋았을 다섯 가지

검도와 사업 – 4단 승단에 부쳐

검도는 재미있는 투기(鬪技)다. 우선 체급이 없다. 키나 몸무게를 구분하지 않고 기술을 겨룬다. 또 제대로만 수련하고 있다면, 오랫동안 수련할수록 점점 더 빛을 발하게 된다. 그래서 신체적으로 강한 젊은 검도인들이 나이 지긋한 선생님들에게 쩔쩔매는 모습을 보게 된다.

나는 검도가 사업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늘 하였다. 회사도 서로 경쟁하는 것에 있어서 체급을 구분하지 않고, 한 분야에 오랫동안 잘 집중한 회사는 언젠가는 빛을 발하게 된다.

검도에 중요한 네 가지가 있는데, 이것 역시 사업을 잘하는 방법과도 일맥상통한다.

一眼, 二足, 三膽, 四力 (일안, 이족, 삼담, 사력)

가장 중요한 것은 눈이다. 상대방의 움직임을 잘 보고 기회를 포착하면 쉽게 이길 수 있다. 사업에서도 시장의 기회를 잘 포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발이다.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이면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사업에서도 속도가 중요하다. 자주 이야기되는 ‘애자일 소프트웨어 개발‘, ‘린 스타트업‘ 같은 개념 모두 속도를 어떻게 높일지에 대한 이야기다.

마음은 세 번째다. 마음이 약하면 스스로 무너져 패배한다. 사업을 할 때도 하는 일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그 팀은 스스로 무너져 실패한다.

마지막이 비로소 힘이다. 강한 힘이 있으면 좋겠지만,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큰 조직과 많은 자본을 가진 회사들이, 기회를 잘 포착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작지만 단단한 회사에 무너지는 것을 수없이 보았고, 앞으로도 보게 될 것이다.

 

2002년 검도를 제대로 시작한지 14년 만에 비로소 남을 가르칠 자격이 있다는 4단이 되었고, 2013년 시작된 로켓펀치는 4년 만에 가장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진정한 깨달음은 삶에서 우러나는 것인데, 나는 기회를 잘 포착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단단한 회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가? 한번 생각해볼 문제다.

<2016년 봄, 서울대학교 검도부 홈커밍데이>

사장의 십계명

비즈니스뱅크 CEO ‘하마구치 다카노리’가 쓴 책 ‘사장의 일‘에서 발췌

  1. 눈이 내리는 것도 내 책임이다
  2. 발밑은 현미경으로, 먼 곳은 망원경으로 바라보라
  3. 돈을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마주하라
  4. 같은 말을 1,000번 되풀이할 각오를 하라
  5. 사장이 없는 날을 만들어라
  6. 자신의 사업을 1분 안에 설명할 수 있게 하라
  7. 3년 후에도 살아남을 이유를 오늘 만들어라
  8. 결정의 어려움을 회피하지 마라
  9. 멋지고 화려한 물건보다, 이해하기 쉬운 물건을 만들어라
  10. 끊임없이 세상의 문제를 찾아 나서라

중도의 미덕

사업 기획자는, 너무 많이 알아도 문제, 너무 많이 몰라도 문제.

너무 많이 알면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해 부정적으로 접근하기 쉽고, 너무 많이 모르면 아이디어의 부족한 부분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한다.

Great to Better

오늘(3/6) 많은 조언을 얻고 있는 멘토님과의 대화.

조대표, 프라이스톤스가 계속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하나? ‘Good to Great(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가 아니라 ‘Great to Better(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 기업)’의 의미를 생각해 보시게.

‘지속 가능한 성장’ – 기업의 단계별로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이야기가 아닌가 한다.

스타트업이라면 ‘실험을 위한 최소한의 캐시카우를 가지고 있는가?’, ‘구성원들에게 불확실성을 감내할만한 비전을 심어줄 수 있는가?’ 같은 질문.

그리고 어느 정도 성장을 이룬 기업이라면 ‘구성원들이 일에 보람을 느낄 수 있는가?’ 혹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시장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고 있는가?’ 같은 질문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좋은 기업 문화로 유명한 자포스(Zappos)의 CEO 토니 셰이(Tony Hsieh)는 ‘하루에 한가지씩 회사를 개선시켜 나가자’라고 사원들에게 늘 호소했다고 한다.

나와 회사는 오늘 좀 더 나아졌는가? 일단 이번 주부터 잊고 있던 사무실 정기 청소부터 부활시켜야겠다. 🙂

[단상] ‘개발자 구인난’에 부쳐

10년 전, ‘이공계 기피, 이공계 위기’라는 단어가 신문에 연일 보도되던 시절, 그것 때문에 오히려 상황이 악화되던 시절, 나를 포함한 공과대학 신입생들에게 당시 공대 학장님이 이런 말을 하셨다.

“너희들은 축복받은 아이들이다. 엔지니어는 산업 사회의 중심이고 없어서는 안될 존재이다. 이렇게 다들 이공계를 기피하면, 10년쯤 후, 너희가 본격적으로 사회 활동을 시작할 때 뛰어난 엔지니어인 너희의 희소 가치는 어마어마할 것이다.”

당시엔 그러려니 했었는데, 정확히 10년이 흐른 지금, 실로 그러하다.
다시 불어온 창업 바람과 묘하게 맞아 떨어져 요즘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가장 귀하신 몸이 되었다.

이 구인난 속에서도 내가 이렇게 뛰어난 친구들과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바로 그 ‘엔지니어 출신’ 중의 한 명이기 때문이겠지.

학장님의 혜안이 놀랍고, 나의 선택이 새삼스럽게 자랑스러워지는 밤이다.

대학생 때 창업하면 포기해야 하는 네 가지 (2) 학업 (+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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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 해야 하는 것 (2) 학업 (+군대)

학점은 소중하다. 사실 요즘처럼 학점과 스펙에 목숨 거는 분위기에서 이 것이 ‘소중’하다고 이야기 하니 좀 웃긴 것도 같지만, 좋은 학점은 여러분의 미래 선택지를 넓혀 준다. 실제도 창업을 해서 성공하든, 생각 만하고 남들처럼 회사를 다니든, ‘창업 해볼까?’라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품어본 여러분들은 아마 학교 내에서 ‘꿈 많고 잘 나가는’ 사람일 것이다. 그런 여러분은 어느 순간, ‘아, 공부를 좀 더 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대학원을 알아보거나 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때 낮은 학점이 여러분의 발목을 잡을 지도 모른다.

창업해서 회사도 성공시키고 학점도 잘 받아서 ‘성적 우수자’로 졸업한 사람을 딱 1명 본적이 있다. 그 외에는? 사업과 학점, 둘 다를 얻긴 힘들 것이다.

창업 동아리 회장단들 사이에 전해져 내려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창업 동아리 활동 제대로 하면서 4년 졸업하면 그건 ‘조기 졸업’이라고.

군복무 기간이 있긴 했지만, 자기 회사를 성공시킨 많은 나의 선배들은 학교 졸업을 29세, 30세 혹은 그 이상에(!) 했고, 다들 학업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사업 성공 시켜서 상장 시키는 것보다 학교 수업 따라 가는 게 힘드네’라는 이야기를 술자리에서 여러 번 들었다.

여러분이 창업을 해서 열심히 일하는 동안, 학점의 상당 부분을 포기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어느 순간 여러분 인생의 선택지 하나를 제거할지도 모른다. 이건 현실이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대가 남자 대학생이고, 군 미필인데 지금 창업을 생각하고 있다면, 추가적으로 이것을 각오해라. 여러분은 애매한 나이, 25세, 26세 혹은 그 이상에 군대를 가야 할지도 모른다. 사업을 해서 1년 정도 단기간에 망해버리면 문제가 덜하다. 그러나 사업이 애매보호 하게 2~3년 굴러 간다고 생각해보자. 그대는 회사를 버리고 군대를 갈 수 있겠는가? 그래서 회사가 정상 궤도에 오르고 회사를 다른 사람한테 맡기고 군대를 간다면 그건 다행이다. 그러나 최악의 경우 – 그리고 상당히 높은 확률로 – 창업한 회사도 망하고 군대도 가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다.
이렇게 되면, 동기들은 제대해서 ‘복학생 오빠(!)’ 소리 들으면서 다시금 찾아온 캠퍼스의 낭만에 빠져들 무렵, 여러분은 군대에 가야 한다. 주변에 이런 상황에 처한 후배들을 많이 봤다. 사업 초창기 그들 대부분, 군대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대학원까지 다니면서 창업한 회사를 성공 시킨 후, 남한테 맡기거나, 매각 시키고 군대에 가겠다’ 정도를 제시했다. 미안하다. 이 말대로 성공한 후배, 난 아직까지는 한 명도 못 봤다.

내가 계속 언급하는 바다 건너 있는 커다란 시장을 가진 나라에는 군대 의무가 없다. ‘한 1년~2년 정도 창업해서 일 하다가 안되면 대학원가고, 안되면 취직하죠 뭐.’ 이렇게 쿨 하게 인터뷰 하는 그들의 이야기에 속지 마라. 여긴 그 나라가 아니고 여러분은 병역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

(계속)

대학생 때 창업하면 포기해야 하는 네 가지 – (1) 돈

본론에 앞서

며칠 전에 ‘청년 창업 유감’이라는 글을 썼습니다.

-청년 창업 유감-

청년 창업과 관련해서 새로 생기는 행사, 신규 단체 – 많아도 너무 많다. 때로는 거품도 필요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정말 이건 너무 심하다. 창업 동아리 신규 모집에 몇 년 전보다 몇 배가 넘는 인원이 몰리지 않나, 기업가 정신과 별 상관 없던 모임에서 갑자기 ‘창업’을 외치지 않나…

닷컴 버블이 꺼지고 ‘벤처=사기꾼’ 취급하던 2000년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창업 동아리 활동을 했던 선배로서 지금 학교에 있는 후배들이 걱정된다. 창업을 하면 겪게 될 수많은 현실적 어려움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이, ‘창업은 간지(!)나는 일이다, 창업하면 너희들도 부자가 될 수 있다’ 이렇게 속삭이는 사회 분위기가 정말 할말을 잃게 만든다.

올해 후배들에게 내 이야기를 해줄 기회가 오면, 과거 몇 년 동안처럼 ‘창업해라, 도전 해 볼만한 일이다’라고 외치는 것이 아니라, 창업하면 얼마나 사서 고생을 하는지 이야기 해줘야겠다. 창업 할거면 적어도 그 정도 ‘개고생’은 각오하고 하라고. 그래야 견딜 테니까.

사랑하는 창업 동아리 후배들아, 제발 우쭐해 지지 말고, 1~2년 지나고 나서 이 거품이 사라져도 그 무관심과 주변의 시선에 굴하지 마라. 혹시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다면, 이것만은 꼭 기억해라. 창업은 정말 힘들다.

창업해서 열심히 만 하면 못해도 본전은 건진다는 것은 충분한 시장 규모를 가진 바다 건너 있는 어떤 나라 이야기다. 창업해서 몇 개월 만에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두었다는 이야기, 그걸 내 이야기로 착각하지 마라. 그런 일이 드물기 때문에 기사에 나는 거다. 모두 다 그러면 왜 그게 기사화 되겠나?

창업을 결심하면 각오해야 할 것이 많다. 몇 푼 안될지언정 너와 네 부모님, 친구들의 돈을 몽땅 날릴 수도 있고, 정말 마음 잘 맞던 친구와 원수가 될지도 모르고, 남자친구 또는 여자친구에게 이별 통보를 받을 지도 모르며, ‘옆집 자식은 취직 해서 돈 많이 벌어서 가져온다 던데…’ 류의 자존심 상하는 비교를 당할지도 모른다.

이런 현실을 담담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면, 창업해라. 현실을 알면서도 도전하는 그 정신이 아름다운 것이고, 진짜 박수 받을만한 일이니까.

– 두 번 실패하고 세 번째에 도전하고 있는 선배로부터.

오랜만에 돌아온 학교에서 보이는 현실이 답답해서 쓴 넋두리 같은 글에 너무 많은 분들께서 공감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창업 해볼까?’ 생각하는 대학생 후배 분들께 진짜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제 경험과 주변 선후배들의 이야기를 정리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대학생 때 창업을 시도하면 포기해야 할 것들, 그것을 무릅쓰고 창업하면 얻을 수 있는 것들, 내가 다시 대학생으로 돌아가서 창업한다면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 순차적으로 풀어보고자 합니다.

참, 후배들한테 이야기 하는 느낌으로 쓴 글이라 경어체가 아닙니다. 이해 부탁 드립니다. ^^

포기 해야 하는 것 (1) – 돈

돈 벌기 위해서 하는 사업인데 왜 돈을 포기해야 하는지 의아하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업은 – 특히 대학생 때 하는 창업은 – High Risk, High Return이기에 초기 투자금은 날릴 생각을 해야 한다.

대학 이후로는 거의 독립해서 사는 외국과 다르게 한국 사회의 많은 대학생들은 집에서 등록금을 대 주고 용돈도 주는 ‘늦은 독립’에 익숙해져 있다. 그런 생활에 익숙해진 우리가 회사 자본금으로 필요한 돈 몇 천 만원 정도를 보통 어떻게 조달하나? 십중팔구 ‘가족/친지/친구(공동 창업자 포함)’의 돈이다.

그런데 일단 창업을 하는데 대충 얼마가 드는지 진자하게 계산해 본적이 있는가? 회사를 만들면 그날부터 모든 게 돈인데, 심지어 회사(=법인)를 만드는 데도 돈이 든다. 미국에서 살다가 한국 들어와서 회사 하는 분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한국은 회사 만드는 게 번거롭다고… 자기네 뒷마당 창고를 회사 주소로 할 수 있고 창업 절차도 간단한 그쪽과 다르게 사무실을 고르고, 법인 설립 등기를 하는 것 등등 매우 귀찮고 심지어 처음 해보는 서류 작업을 겪게 될 것이고 십중팔구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게 다 돈이다.
지하실에서 창업해서 몇 달 만에 투자 받았다고 하는 그네들의 이야기를 우리 이야기로 생각하지 마라. 회사를 유지하는 것에도, 적어도 세금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이고 – 스스로 해결 하려고 했다가 본업을 소홀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 그게 또 돈이다.

내 경험 상 법인을 만들고 1년간 유지하는 것을 모두 다 스스로 하지 않는 이상, 각종 법무/세무 대행 수수료와 세금 만으로 2 ~ 3백만원 정도는 들어갈 것이다. 이 돈은 결코 적지 않다.

일단 몇 백을 써서 회사를 만들었다고 치자.
자 이제 뭔가 사업을 진행 해야 한다. 그런데 사업을 하는 데는 돈이 든다. 상대적으로 가장 자본이 적게 들어간다는 인터넷/소프트웨어 창업 쪽을 예를 들어 생각해보자. 본인이 개발 능력이 출중하지 않은 이상 외주를 주거나, 개발 잘하는 친구에게 얼마라도 주고 부탁을 해야 할 것이다. 외주를 주거나 친구에게 부탁을 하는 거 다 돈이다. 설령 본인이 개발을 잘한다 하더라도 대학생 창업팀에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개발, 디자인 빼고 잡무 전부 다 하는, 보통 CEO라 불리는 친구)가 완벽하게 갖춰져 있는 경우는 거의 없으므로 돈을 주고 외부 인력을 고용해야 할 것이다. 인턴이라는 미명하에 싼값이 부려(!) 먹는다 치더라도 1인당 최소 임금에 각종 부대 비용을 고려하면 상식적으로 한 달에 1인당 백 만원 이상은 나간다.

그렇게 해서 필요한 인력도 고용하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간다고 치자.
처음 해보는 사업일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예상했던 제품 개발 기간보다 두 배 정도 길어지면 다행이다. 석 달이면 될 것 같았던 일이 여섯 달, 아홉 달이 걸릴 수도 있다. 게다가 창업 멤버와 외부 인력이 학교를 병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시험 기간은 스케줄에서 아예 제외해라.

팀이 깨지지 않고 다행히 프토로타입 이상의 결과물이 나왔다고 치자. 여기서부터는 많이 다를 것이다. 웰빙 떡볶이 장사라면 당장 판매를 통해서 당장 얼마라도 돈이 돌아갈 것이고, IT 서비스라면 사람들이 어느 정도 쓰기 시작하겠지만 돈이 당장 수중이 들어올 가능성은 적다. 또 프로토타입을 가지고 투자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 시기 이후부터는 이야기가 많이 달라진다. 어떻게 보면 이제 조금 사업다워졌다고 볼 수 있는 시기니까.

자… 여기까지 오는 동안 돈이 얼마가 필요할 것 같나? 못해도 1~2천만원은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사업이 성공한 것은 아니고 앞으로 여러분에겐 더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여러 가지 이유로 외국 – 외국이래 봤자 우리가 소식을 주로 듣는 미국 – 보다 인수 합병에 인색한 것 같다.
그래서 여러분이 젊은 시절의 소중한 시간과 돈을 쏟아서 만든 프로토타입 단계의 이상의 회사는, 진짜 흑자를 내는 단계로 들어서지 못하는 이상, 적당히 인수 당하는 게 아니라 허공으로 고스란히 날아가 버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러분들이 쏟은 시간에 다른 일 – 과외나 다른 알바 – 을 했을 때 얻는 기대 수익을 계산하지 않더라도 대학생으로서 적지 않은 초기 자본금은, 날릴 생각으로 시작해야 한다.

(계속)